위챗 창시자 장샤오롱의 4시간 강의 기록 : 4. 미니프로그램(小程序, 샤오청쉬)

원문 링크 : 2019년 1월 9일 위챗 공개 강의에서 텐센트 위챗사업부 총재 장샤오룽(张小龙)의 4시간 강의 기록

위챗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채팅 앱입니다. 매일 10억 명 이상이 사용하고 있는 이 앱은 채팅 앱이면서 동시에 채팅 앱이 아닙니다. 위챗은 스스로를 10억 사용자의 생활 방식이라고 말합니다. 어떻게 위챗이 단순 채팅 앱에 그치지 않고 10억 인의 삶 속으로 들어갈 수 있었는지 그리고 현재의 위챗이 어떻게 만들어졌으며 미래는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지 위챗의 아버지라 불리는 위챗의 창시자 장샤오룽의 4시간 강의를 통해 그 비결을 조금이나마 엿볼 수 있습니다. 이번 글은 장샤오룽의 4시간 강의를 요약, 번역한 글로 총 7회에 걸쳐 연재될 예정입니다.

서두. 희망이 가장 소중하다.
1. 좋은 서비스란 무엇인가?
2. 위챗의 시작
3. 위챗의 동력
4. 미니프로그램(小程序, 샤오청쉬)
5. 공식계정(公众号, 공중하오), 모멘트(朋友圈, 펑요우췐), 타임캡슐(视频动态, 스핀동타이)
6. 읽기(阅读, 위에두), AI(인공지능)
7. 위챗페이, 기업위챗(企业微信, 치예웨이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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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주:2016년 위챗 내부 강의)에는 강의가 매우 길었습니다. 당시 3시간을 예상했었는데 하다보니 8시간이 되어버렸습니다. 오늘은 그렇게 길어지지 않을테니 모두 안심하십시오.

방금 막 위챗의 동력에 대한 얘기를 끝냈습니다. 이번 주제는 위챗 미니프로그램에 대해서입니다.

지금 많은 회사들이 미니프로그램 비슷한 플랫폼을 만들고 있습니다. 3년 전 미니프로그램에 대해서 강의할때만 해도 다들 무슨 말인지 이해하지 못했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유명한 회사들도 같이 뛰어들고 있습니다. 저는 좋은 현상이라고 생각합니다. 만들어진 플랫폼을 ‘미니프로그램(샤오청쉬)’이라 부르고 일부 인터페이스 코드가 똑같기는 하지만 걱정하지는 않습니다. 만들어진 플랫폼을 보면 플랫폼을 만든 팀의 특성을 알 수 있습니다. 역량은 플랫폼마다 다 다릅니다. 그러나 제가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동력입니다. 만약 미니프로그램 플랫폼을 사용자 유입을 위한 관문으로만 보고 있다면 좋지 않은 일입니다. 본인만의 유익을 위하고 다른사람을 돌아보지 않는다면 오래가지 못할 것입니다. 미니프로그램은 가치를 지니고 있는 사람들이 그에 대한 보상을 가져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제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플랫폼을 왜 만드는지 그 동력이 무엇인가 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왜 미니프로그램 플랫폼이 탈중앙화(de-centalization)여야 하는지 이해하지 못합니다. 그러나 우리의 동력에 대해서 이해한다면 우리가 왜 이렇게 만들었는지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만약 탈중앙화 방식이 아니라면 운영자가 상위의 미니프로그램들을 독점할 수 있는 체계가 됩니다. 물론 이렇게 되면 텐센트가 중단기적으로 이익을 얻을 수도 있지만 플랫폼 비지니스는 없어지게 됩니다. 아무리 텐센트가 투자한 업체라도 플랫폼 안에서는 플랫폼의 룰을 따라야 합니다. 그래야 공정성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우리의 제품을 키우는 것보다 플랫폼의 투명성을 더 우선으로 생각합니다. 우리팀은 계속적으로 이 방면에 더 많은 에너지를 쏟을 예정입니다.

미니프로그램 플랫폼은 투명성과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탈중앙화(de-centalization) 방식으로 만들어졌습니다.

미니프로그램은 우리팀 아니 제 인생의 가장 큰 도전이었습니다. 공개강의에서 미니프로그램 플랫폼을 출시할거라고 얘기했던 그 해를 저는 아직도 뚜렷하게 기억합니다. 당시 저는 팀원들과 앞으로 다가올 밝은 미래에 대해서 얘기하지 못했습니다. 우리가 했던 얘기들은 미니프로그램 플랫폼을 완성하기 위해서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은 어려움이 남아 있을지, 우리가 넘어서지 못할 장애를 만나지는 않을지였습니다. 우리는 이 일에 대해 낙관적이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아무리 어려워도 우리가 반드시 해야만 하는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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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왜 반드시 미니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했을까요?

모바일 앱은 다운받고 설치하는 절차를 거쳐야 하는데 좋지 않은 사용자 경험입니다. 많은 분들이 이해하지 못하지만 사실 웹의 사용자 경험 역시 그다지 좋지 않습니다. 그것은 공식계정읽기가 웹보다 더 나은 것과 같은 이유인데 미니프로그램은 타입셋팅(typesetting)과 같은 방식을 사용하여 비전문가라 하더라도 사용자단에서 보기에 괜찮은 사용자 경험을 가진 공식계정이나 미니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습니다.

미니프로그램에 대한 우리의 다짐은 매우 확고하지만 우리가 단번에 뭔가를 이룰 수 있다고 급하게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왜냐하면 여기에는 많은 사람들의 생업이 걸려있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충분한 인내심을 가지고 천천히 성숙시켜 나가려고 합니다. 아직 미니프로그램이 특별히 성공했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한 걸음씩 앞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최근에 점점 더 많은 오프라인 업체들이 미니프로그램을 고객과 연결하는 하나의 점접으로 사용하여 효과를 높이고 있습니다. 이것은 좋은 신호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아직 미니프로그램이 완전히 완성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올해 19년도에도 해야 할 중요한 일들이 있습니다.

첫 번째는 직접 연결 검색입니다.

미니프로그램은 오프라인에서는 ‘QR’이라는 방식을 통하여 접속합니다. 반면에 온라인에서는 ‘소셜컨택트’ 또는 ‘검색’ 이라는 방식을 통해 접속합니다. 사실 검색은 계속적으로 미니프로그램의 주요 유입 경로였습니다. 그러나 일반 앱에서는 그렇지 않습니다. 앱은 정보에 있어서는 홀로 외따로 떨어진 섬입니다. 앱간에 서로 정보를 교류 할 수 있는 방법은 없습니다. 그러나 미니프로그램은 시스템에 의해 일괄 검색 될 수 있으며 심지어는 내부의 컨텐츠도 검색 가능합니다.

우리는 일련의 파일럿 테스트를 진행했는데 예를 들어 비행기 편명을 입력하면 바로 관련 미니프로그램이 검색되게 하는 것입니다. 아직은 파일럿일 뿐이고 미니프로그램 전체를 대상으로 모든 컨텐츠를 검색하여 바로 미니프로그램에 접속할 수 있게 하지는 못합니다. 올해 진행해야 할 중요 업무 중 하나입니다.

두 번째는 잘 정비된 평가 체계가 필요합니다.

사용자가 선택을 잘 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고향의 특산품을 사야 한다고 합시다. 검색을 하면 많은 미니프로그램들이 동시에 조회될텐데 어디서 사야할지 알 수가 없습니다. 그러나 위챗 친구중의 한 명이 해당 특산품을 산 적이 있고 심지어 댓글도 달아놓았다면 당신은 안심하고 살 수 있을것입니다. 이것이 ‘소셜평가’의 효용입니다.

세 번째는 미니프로그램의 재방문 문제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미니프로그램은 왜 알림이나 푸쉬를 보내지 않느냐고 합니다. 그러나 우리가 휴대폰을 통해서 확인한 것은 모든 앱이 푸쉬를 보내기 시작하면 사용자는 모든 푸쉬를 다 무시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푸쉬에 기대어 문제를 해결 할 수는 없습니다. 설령 우리가 알림 모듈을 직접 만든다 해도 남용될 가능성은 여전히 존재합니다. 본적이 있는지 모르겠는데 미니프로그램 주화면에 보면 별표시가 있는 미니 프로그램들이 있습니다. 재방문시 빠르게 찾을 수 있도록 만든 기능입니다. 그러나 이것으로는 아직 많이 부족하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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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배포된 위챗 7.0에 ‘강제알림’ 기능이 있습니다. 아마도 어떻게 사용해야 할지 잘 모르실텐데 이것은 사용자에게 강제로 상기시키는 방식입니다. 우리는 강제알림이 오프라인에서 사용 되는 것을 목적으로 만들었는데 예를 들어 식당 앞에 줄이 서 있다면 여러분은 알림을 받기 위해 식당의 공식계정이나 미니프로그램을 구독할 필요가 없습니다. 단지 QR을 읽기만 하면 관련 알림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것은 아주 경량 모듈로 일회성 알림을 위해서 사용할 수 있습니다. 강제알림은 오프라인상에서 쓰이길 바라며 만들었지만 미니프로그램내에서도 강제알림을 설정하여 알림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 밖에도 미니프로그램과 사용자간의 유대를 계속적으로 높이기 위해 이 방면을 어떻게 강화시켜 나갈 수 있을지 계속 고민하고 있습니다.

미니게임(小游戏, 샤오요우시)

잠시 미니게임에 대한 얘기를 해보겠습니다.

미니게임은 비지니스 관점에서는 꽤 성공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개인적으로는 만족스럽지 않은데 우리가 기대했던 바와 좀 차이가 있기 때문입니다. 미니게임의 동력은 무엇이었을까요? 이윤추구는 아니었습니다. 회사는 우리에게 게임 플랫폼을 만들라고 요구하지 않았습니다. 그렇다고 위챗에 수익에 대한 압박이 있었던 것도 아니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제대로 된 서비스를 한다면 수익은 그에 대한 부산물로 자연히 따라온다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미니게임을 만들었을까요?

미니게임의 동력은 창의적인 아이디어들을 위한 플랫폼입니다.

외부에서는 미니게임이 다양한 소형 게임들을 대상으로 ‘미니게임’이라는 외피만을 씌워놓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만 우리가 생각하는 미니게임은 다양한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구현되는 장소입니다. 각 미니게임 하나 하나는 창의적인 생각을 담을 수 있는 전달체가 되는 것입니다.

예를 하나 들어보겠습니다. 예전에는 사람들이 소설을 많이 읽었습니다. 요즘은 예전만큼 많이 읽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소설의 창의성 즉 아이디어가 사라진 것은 아닙니다.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런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이제는 소설이 아닌 미니게임에서 실현해 내는 것입니다. 즉 미니게임은 창의적인 아이디어의 하나의 운반체가 되는 것입니다. 실제로 이런식으로 구현된 미니게임을 본적이 있는데 소설 한 권을 읽는 것처럼 줄거리가 있고 이 줄거리를 따라 게임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또 다른 예를 들자면 초등학생이 방과후에 약간의 시간을 들여 미니게임을 개발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같은 반 친구들과 함께 사용하면서 즐기는 것입니다. 이 미니게임은 그 학생의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발현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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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미니게임팀에 계속 강조하고 있는 것은 이 팀에 바라는 1년 후의 모습은 매출이 얼마나 늘었는지가 아니라 게임을 해본 적이 없는 사람들이 와서 미니 게임을 만들고 있는지라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게임을 해 본 사람들은 이미 게임에 대한 생각이 굳어져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게임을 해 본적이 없는 사람들이 와서 게임을 만든다면 기존에 누구도 본 적이 없는 창의적인 게임을 만들 수 있습니다. 저는 이런것들이 미니 게임의 성공을 측정할 수 있는 지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미니게임이 다양한 창의적인 아이디이로 가득 차고 이런 창의적인 아이디어들이 적절한 보상을 가져갈 수 있게 된다면 우리의 플랫폼은 점점 더 가치있게 변화될 것입니다. 결국은 이렇게 되어야만 사용자들에게 가치를 줄 수 있는 플랫폼이 될 수 있습니다.

물론 이렇게 되도록 만드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나는 플랫폼이란 꿈이 존재하는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만약에 이런 꿈이 없는 플랫폼이라면 그냥 트래픽이 흘러가는 곳이 될 겁니다. 언젠가 미니게임에 있는 게임들이 사람들에게 새로운 세상을 보여줄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더 바라기는 이를 통해 일종의 정신적인 것을 느낄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그때라면 우리는 게임을 하는 것이 제대로 된 일을 하는 것이라고 말 할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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