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vs 직업인] 1년차 신입사원의 성찰

 직장인 3년차쯤 되면 동기들과 실력의 차를 실감하며 고민에 빠진다. 자신의 전문성이 다른 동료들과 뒤쳐져 있거나 혹은 어떤 전문성을 키워갈지 조차도 정하지 못해 한숨이 새어나오기도 한다. 그래서 직장인 3년차 징크스라고들 한다. 하루라도 빨리 직장에서 직업을 찾고 그 분야에 몰입한다면 100세 시대에 오래도록 즐겁고 재미지게 잘할 수 있는 일에 더욱 에너지를 쏟을 수 있지 않나 생각한다. 미래의 막연한 두려움과 현재의 불합리한 여러 상황을 뛰어 넘을 수 있는 힘을 한 곳으로 집중하기를 바라며 직장에서 직업인이 되는 자극들과 가장 쉬운 방법들을 순차적으로 공유해 보고자 한다. 오늘은 2년차 직장인의 생각들과 그때 꼭 알았어야 했던 것에 관한 서술이다.

 대학교 때까지 개인 생활에 적응하며 살아온 신입사원들이 1년의 조직 생활을 거치고 난 후 공통으로 가지는 생각들이 무엇인지 궁금했다. 그래서 신입사원을 위한 '홈커밍데이(만 1년된 신입사원을 다시 모으는 교육 프로그램)' 때 관련된 질문을 해 보았다.

IMG_0270가장 많은 대답으로는 타인과의 만남에 있어 진정성이 없어짐을 느낀다고 했다. 직장인으로 일하면서 자신보다는 남의 눈치를 많이 살피는 불편한 생활에 대한 감정 소모가 커져 가기 때문이라 한다. 남이 보아주는 인생을 본격적으로 살아가는 아궁이통에서 1년이라는 시간 동안 그들의 가슴에 남겨진 것은 무엇인지 더 잘 알아보기 위해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질문을 해 보았다.

지난 1년간의 조직 생활을 성찰해 보면,

첫째, 새롭게 시도할 것은 무엇인가?

둘째, 하지 말아야 될 것은 무엇인가?

셋째, 지속해도 좋은 것은 무엇인가?

70여명의 신입사원들이 각자의 입장에서 즐겁게 때론 심각하게 토론이 시작되었고 시간이 지날수록 기록이 늘어 갔다. 눈에 띈 것은 하얀 전지 속을 가득 매운 ‘하지 말아야 될 것’들에 대한 기록이었다. 새롭게 시도할 것과 지속해도 좋은 것 보다 훨씬 빠르게 채워져 버린 것에 놀랍기도 하고 한편 당연한 것 같아 씁쓸함이 밀려왔다. 그들이 머리속으로 그리던 직장 생활은 어떤 것이였길래. 그리고 무엇을 꿈꾸었길래라는 질문을 추가로 하려다 식상한 물음이란 생각에 스스로 한번 웃고 말았었다.

회사에는 잦은 조직변경을 하지 말자,

성과를 가로채는 얍삽한 행동을 하지 말자,

강제로 소개팅에 나가게 하지 말자,

동료애를 야근을 같이하는 것으로 착각하지 말자

"회사 입사전까지는 나의 꿈을 위해 이루고 싶은 것을 위해 달려온거 같은데 회사에서 직무를 배정받고 난 후에 그 모든 에너지가 사라진 것 같아요."

참으로 가슴 아리게 사무치는 하소연이다. 그리고는 상사와의 갈등과 회사의 복지/제도등에 대한 불만이 이어졌다. 불만의 대부분은 외부 환경에 대한 이야기가 대부분이었다.

"우리 팀장이 오늘은 되도 안한 것가지고 감정적으로 나한테 몰아부치더라."

" 회사의 제도가 왜 이따위인지 모르겠어. 도대체가 내가 배울 인간이 없어. 여기는"

하지말아야 될 것이라는 질문에 자기 자신을 향한 이야기는 찾아 볼 수 없었다. 다들 자신이 통제할 수 없는 외부 환경에 대해서만 부정적 마음으로 강한 변화의 요구만 하고 있는 듯 했다. 대단한 경쟁률을 뚫고 입사한 직장에 대해 우리 신입사원들이 정말 바랬던 것은  무엇이었을까. 1년이 지난 시점에서 그들이 느끼고 있는 것은 무엇일까. 세상은 너무나 빠르게 변화하고 변화를 요구하지만 일이 가지는 의미를 제대로 정의할 필요가 있는 과거와는 다른 세상이다.

일에는 귀천이 없다는 옛말이 있다. 이 말의 의미를 요즘 세대들이 인정하기에는 좀 많이 힘들어 할 수 있다. 예전에도 일에 귀천이 있기 때문에 이것을 해소하기 위해 구전 되어온 이야기일 것이다. 분명 원 뜻은 이해할 수 있지만 하고싶은 일과 주위에서 보여지는 일 사이에 선택을 쉽게 할 수 없는 상황에 놓여 있는 것은 사실이기 때문이다.

귀천이 없는 일이란 외부 환경에 대해 마음을 닫고 자신의 내면 세상과의 담화를 통해 결정되어져야 하는 것이다. 내적으로 자신이 그 일에 대한 충만한 가치를 만들어 낼 수 있을 때 예술가와 같은 심안이 생기고, 자신을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은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대한 과정과 결과를 통해 발현 될 수 있기에 자신이 잘 살고 있다는 흔적을 만들 것이다.

이번과 같은 비판적 성찰의 결과가 신입사원들의 가슴에 새겨졌으면 한다. 또한 미래의 경력 선택의 주도권을 온전히 자기 주도적으로 하길 바란다. 앞으로 3년차 때는 의미심장함을 새긴 동기들과 그렇지 않은 동기들간에 직업력의 차이를 가져올 것이 분명 하기에 더욱 절실하다. 직장인으로 머물거나 직업인으로 향하는 첫 갈림길에서 모쪼록 훌륭한 선택을 위한 결핍의 동인을 잘 활용하길 진심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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