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클라우드 콘퍼런스를 마트로 비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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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클라우드 콘퍼런스를 마트로 비유하기

당부말씀

본 후기는 지극히 개인적인 경험으로 작성된 것이라

공정한 기준으로 비교 분석되지 않았고 지극히 노출 빈도에 따라 편파적일 수 있습니다.

제가 경험하지 못한, 혹은 간과하고 있거나 왜곡된 부분이 있을 수 있으니

제가 미처 못느낀 부분을 어필하고 싶으신 관계자 분이 계시다면 피드백을 자유롭게 주시면

더 많은 분들이 다양한 관점에서 콘퍼런스를 즐기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지극히 개인적인 느낌을 적어보았습니다만 여러분의 느낌은 어떠하셨는지 궁금하네요. ^^

클라우드라는 시장에서 장보는 남자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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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소프트웨어 아키텍트(였)다.

그것도 SI 프로젝트형 소프트웨어 아키텍트(였)다.

SI 프로젝트를 관두고 솔루션 개발로 타겟이 바뀌고 보니

클라이언트는 모바일, 서버 사이드는 클라우드를 빼고 말을 할 수가 없었다.

개인 고객이야 모바일폰 거기서 거기지만

서비스 제공 고객은 무슨 클라우드를 쓸지, 어떤 형태로 쓸지 아무로 모른다.

그래서 필자는 최근 수년간 말 그대로 클라우드 관련 콘퍼런스와 세미나를 닥치는대로 들었다.

서로 다른 클라우드 서비스지만 기술적으로는 공통된 맥락이 있고

어떤 부분을 더 강조하고 힘을 싣는지 관찰하는 것은 상당히 흥미로운 작업이다.

진지하게 클라우드의 내면을 살펴본 내용은 곧 나올 번역서에서 소개하기로 하고

(깨알 같은 PPL, OO으로 배우는 클라우드 OOO와 API의 구조, 커밍순)

오늘은  가볍게 각 클라우드 서비스의 국내 콘퍼런스에 대한 이야기를 적어 본다.

(원래 여기에 쓸 글이 아니었는데 popit 운영자님이 흥미로우셨는지

여기에 옮겨보라고 중국발 사드 보복성 회유와 압박을 시전하심)

사실, 국내 콘퍼런스라고 해도

필자가 모든 행사를 투철한 저널리즘을 발휘하며 다녀온 것도 아니고

근무 시간이나 위치가 맞을 때 짬짬이 다녀오다보니

다분히 편파적이고 개인적인 소감일 수 있다.

특히나 최근 국내에서는 AWS가 공격적으로 크고 작은 이벤트를 열었던 탓에

AWS와 아무런 특수 관계도 없지만

(아.. 아마존 코리아 법인카드로 밥 먹는데 꼽사리 껴서 숟가락 얹은 적이 있긴하다)

절대적으로 노출 횟수가 많고 공부하느라 들인 시간도 있으니

정이 든 것도 부정할 수 없다. (그간 받은 기념품이 몇 갠데...)

(쉽게 말해 편파적일 수 있다.)

하지만 이건 앞으로 다른 클라우드 서비스들도

다양한 형태로 접하고 공부를 하다보면 정(?)이 들 것이니

현재 시점의 감정의 스냅샷 정도로만 이해해주면 될 것 같다. (내 마음 나도 몰라)

자, 그럼 뭔소릴 지껄이는지 대충 한번 살펴보자.

편의상 말을 짧게 메모 형식으로 기재하였다.

그간 다녀온 사진도 올릴다가 이번엔 담백하게 텍스트 포맷으로 써 본다.

AWS

매장 분위기

  • 동선, 상품 구성이 한국인에게 최적화된 것이 이마트 느낌남
  • 특히 파트너사가 적극적이라 시장의 노점이랄까, 패밀리 레스토랑 마르쉐 같은 느낌이랄까, 소매점이 활성화 된 것 같은 자유분방함이 느껴짐 (스톰트루퍼 헬륨 풍선이 날아가서 천장에 붙어 있지 않나, 라이트세이버로 칼 싸움하질 않나, 사용자 그룹이 구석에서  AWS 아이콘으로 카드 게임하질 않나, 서트 딴 사람들만 인형 뽑기 크레인 갖다 놓질 않나...)
  • 가끔 과일 코너 아저씨가 바나나 세일한다고 소리치거나 식육 코너 아저씨가 양념 고기 세일한다고 소리치는 느낌
  • 옆집 아줌마가 물건 사보니 괜찮아서 다음엔 앞집 새댁을 데려가는 느낌 (참가자가 자꾸 늘어)
  • 큰 행사에서 다루지 못하는 데테일한 내용은 커뮤니티 중심의 소모임에서 잘 받쳐주고 있음
  • 스타트업 참가자가 많아 슬리퍼 신고 가도 될 것 같은 느낌
  • 가끔 사용자 그룹에 와서 서비스 불평하며 문제 해결해달라는 사람들이 있음 (커뮤니티와 회사는 달라요)

상품

  • 사람들이 싼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비싸다는 불평을 가끔함 (하지만 물건 잘 고르는 집사 월급이 더 비싸기 때문에 장보기 비용까지 생각하면 더 싸다고 주부 9단 동네 아주머니가 그랬음)
  • 제 역할을 하는 작은 부품들을 정크 시장처럼 깔아 놓고 용도만 알려주고 골라쓰게 하는 느낌
  • 신상품이 자주 나와 손님들의 상상력이 자극되는 반면, 뭐가 나왔는지 전단지를 꼭 봐야함

매대

  • 원래 다른 제품을 세일 판매할 때 썼던 매대를 다른 사람에게 빌려줬는데 임대료 버는 재미가 쏠쏠해서 매대를 더 만들어서 빌려주는 느낌

시식 코너

  • 파트너사 기념품이 쏠쏠해서 시식 코너 때문에 오는 사람도 다수 될 듯
  • 파트너사 시식 코너... 아니 기념품이 아이디어 상품이 많아 받아보면 재미짐
  • 발빠른 신규 서비스가 나오는 기업이미지와 잘 어울림

Oracle

매장 분위기

  • AWS와 유사하나 왠지 상품이 공공, 기업 납품용 조달 상품 박람회 같은 포멀한 느낌이 남 (놀이 문화도 상당히 고급져서 오라클 요트팀 USA의 시뮬레이션 게임 같은 걸 갖다 놓고 노동을 시킴)
  • 소매보다는 도매 느낌이지만 그렇다고 24시 식자재 마트 같은 느낌은 절대 아님 오히려 분위기는 호텔 면세점 느낌이랄까...
  • 파트너보다는 오라클 기술 영업이 적극적이라 코스트코나 이마트 트레이더스 같은 느낌
  • 매대 직원은 점잖아서 오가는 상품 문의에 친절하고 고객들은 굳이 물어보지 않아도 사던 물건 사가는 느낌
  • VIP 우수 고객 대우가 좋은 듯
  • 개발자가 참가하면 좀 그렇고 상무님, 전무님이 참가하면 좋아하실 것 같음
  • 비즈니스 트랙의 비중이 많아 후드티 입고 바닥에 앉아서 보면 안될 것 같음
  • 그래도 뭔가 대접 받는 느낌이라 자켓 입고 가서 우아하게 다녀오고 싶은 분위기임
  • 고객들은 일단 문제가 있거나 하면 종업원보고 일단 와보라고 부르는 경향이 있음

상품

  • WAS, DB 제품으로 무게 중심 제대로 잡은 다음 그 위에 기업에서 좋아할만한 툴을 입힌 전략이 나름 효과적

매대

  • 그리 잘 안팔리던 매대가 생겼는데 매대는 알팔릴 것 같고 거기에 전에 팔던 WAS와 DB를 진열하여 파는 느낌
  • 고객은 어느 매대에 어떻게 진열되어 있는지 별로 영향 안받음 그냥 필요한게 어디있는지 물어보고 삼

시식코너

  • 시식 코너라긴 뭣하고 5만원 이상 구매 시 증정품에 가까움
  • 기념품은 보수적이지만 고급지고 내구성이 좋음
  • 견고한 기업 문화가 투영된 느낌

Microsoft

매장 분위기

  • 아래 내용은 MS 본사가 진행하는 콘퍼런스에 대한 느낌으로 제한함
  • 다른 한국 MS와 MVP들이 진행하는 행사는 분위기와 사뭇 다름
  • 참고로 최근까지의 MS와 RedHat과의 콜라보 행사 등은 보는 내내 즐겁고 다양한 변화에 흥미 진진했음
  • MS 본사 주도 행사의 경우 마트랑 비교하긴 좀 어렵고 이태원 해밀턴 호텔 수영장 같은 느낌
  • 슬랜더한 몸짱도 많지만 틀을 깨는 기이한 긱도 가끔 보임
  • 암튼 외국인많고 진행 요원이나 안내 도우미들이 민간인 삘이 나되 영어 잘해 보이는 사람들의 커뮤니티처럼 보임
  • AWS나 Oracle 등의 진행 요원이나 안내 도우미가 일정 포맷을 갖춘 훈련된 상비군 느낌이라면 MS의 진행 요원은 영어 커뮤니케이션을 주력으로 하여 아리랑 TV 출연자와 같은 느낌의 포맷은 없지만 자유로운 한인 사회의 자발적인 파티 느낌이 남
  • 나중에 MS의 믿을 수 있는 분에게 들어보니 MS 본사(한국말고)에서 모든 행사 기획, 진행 요원까지 맡아서 추진하다보니 우리 정서에 좀 어색한 것이 있을 수 있다고... (아하, 어쩐지)
  • 콘퍼런스 에서 다루어진 내용들은 후에 MVP들을 통해 여러 형태의 각개전투 밀착형 세미나로 전개되어 학습하기 좋음 (MVP님들 감사합니다.)
  • 레드햇 같은 오픈 소스 진영과 전략적인 제휴를 맺어 마트 밖에 시장이 같이 열리는 형국, 서로의 고객을 오가게하여 상권을 보완하는 느낌
  • 고객들은 뭔가 주문하고 싶은데 외국에서 잘팔리는건 원래 그런가 하면서 말하길 주저하는 경향이 있음

상품

  • 예전에 안팔던 물건이 새로 들어왔다던데, 경쟁사 제품도 끼워 판다단데, 호기심 충만한 파격 세일 느낌도 가끔 남
  • 국산(?) 제품만 강조하던 기조를 벗어나 세계 맥주 4개 만원에 파는 홈플러스의 느낌 (굳이 자체 브랜드나 국산품을 팔려하지 않고 소비자가 좋아하는 기호를 존중함)

매대

  • 매대는 전 세계에 많이 준비가 되어 있고 최근에는 바다에도 매대를 설치했다고
  • 매대를 대여하기도 하는데 전에 잘 팔리던 엑셀을 진열해서 엑셀을 임대하고 싶은 것 같기도
  • 타 마트가 매대 임대에 공을 쏟는 반면, 매대에 원재료를 가공한 가공식품을 진열함 (바로 먹을 수 있는 즉석 식품)
  • 실제로 매장 수는 더 많은데 신규 고객 유입이 더딘 느낌

 시식코너

  • 파트너사 부스의 느낌은 왠지 백화점 입점 매장이 아니라 임시 매대 같이 조금 약한 느낌이 남
  • 남대문 카메라 시장에 외국인 관광객이 구경하는 느낌 살짝남 (아마도 skype 관련 부스 영향인 듯)

Google

매장 분위기

  • 한번 밖에 못가봐서 섣부른 판단일 수 있음(다분히 편파적일 수 있음)
  • 판매자와 생산자는 상당히 자부심이 높은 상품을 만들었는데 상품 진열이 아직 덜 된 느낌
  • 판매 영업 사원들도 열심히인데 왠지 진열된 상품 찾기 어렵거나 손이 잘 안가는 느낌
  • 호객하기 보다는 매니아 고객이 물건을 찾아서 사가는 느낌
  • 외국에선 좋다는데 국내에선 어색한 까르푸 느낌
  • 아직 어떤 특징적인 색깔이 드러나기 전이라 어떻게 모양이 만들어질지 흥미 진진함
  • 어떤 납품 업체와 제휴하냐에 따라 제품 라인업이 다채롭게 변화할 수 있어 분위기는 변화무쌍함
  • 매장 분위기는 앞으로 몇 차례 이벤트하면 많은 부분 좋아질 듯
  • 오히려 개발자 커뮤니티의 분위기가 더 좋으니 콘퍼런스에 녹아들면 독특한 분위기를 만들 수 있을 듯

상품

  • 대중적이진 않지만 메이커들은 좋아하는 방망이 깎는 노인 느낌
  • 딥러닝처럼 진입 장벽이 높은 상품을 깔아 놓아 키덜트 매장에서 어른들이 설레는 느낌
  • 뉴비들이 손쉽게 물건을 집을 수 있는 어린이 코너가 있었으면
  • 미끼 상품이나 타임 세일로 일단 손님들을 매장에 들이는 것이 필요할지도

매대

  • 매대가 DIY 이케아 제품
  • 싸긴하고 사는 가족들은 좋아하는데  매뉴얼만 보고 혼자 만드는 아빠는 힘들 수 있음
  • 그런데 정작 아빠들은 자존심이 있어서 다른 아빠들에게 잘 모른다고 말을 안하는 경향이 있음

시식 코너

  • 보다 원활한 고객 유치를 위해 시식 코너 운영이 도움될지도 (AWS는 에코도 나오는데... 구글 글래스 프로토타입이라도 어떻게 안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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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더 재미있어질 클라우드 시장(?)

대략 이렇게 수년간 콘퍼런스 및 크고 작은 행사를 다녀와본 느낌을 적어보았다.

아쉽게도 IBM 행사는 접해보지 못하여 의견을 내놓지는 못했다.

KT 클라우드는 써보진 않았지만 오라클과 비슷한 느낌일 것 같다는 예상과

네이버 클라우드는 마이크로소프트처럼 자사 주력 서비스와 연계하면

의외의 모양을 만들 수 있을 것 같다는 기대감도 든다.

(Tmax 클라우드는...  움... 어... )

이런 느낌은 지극히 개인적인 느낌이라 사람마다 다를 수 있고

무엇보다 행사장 자체의 동선이나 분위기, 커피나 간식이 적절한 시점에 나오는지,

진행 요원이 똘똘하고 도우미가 친절한지, 안내 프로셔에 필요한 정보가 담겼는지 등에 따라

참가자의 반응도 달라지기 때문에

근야 케바케로 이해하고 그럴 수도 있겠구나 생각하는 것이 맞을 것이다.

다만 독특한 것은 그 와중에도 그 기업 특유의 체취랄까 향이 나는데

그건 해당 기업의 팬들에겐 엄마의 품 냄새와도 같을테니 계속 유지되면 좋을 것 같다.

그 외에도 어느 클라우드에서나 공통적으로 보이는 재미난 관전 포인트는

마케팅을 위한 개인 정보가 점점 더 효율적으로 방법으로 수집되고 있다는 것과

발표 세션을 보다 전략적으로 택할 수 있도록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는 것,

단순한 기술의 나열이 아니라 주제에 맞는 스토리라인을 뽑으려 하고 있다는 것,

그리고 사람들의 네트워킹을 어떻게 하면 더 활성화시킬까와 같은

다양한 고민의 흔적이 보인다는 것이다.

어떤 기술을 어떻게 사용할지는 비즈니스 상황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이러한 개발자와 경영자의 생각의 폭을 넓혀주고

발표자와 참가자의 경계를 넘나들며

서로에게 자극을 주는 행사는 앞으로도 계속되었으면 좋겠다.

특히, 특정 서비스를 론칭하거나 기념할 만한 이벤트가 있을 때는

모두가 축하하고 응원하는 파티 같은 행사,

소속과 쓰는 연장 기술이 다르더라도 함께 어울릴 수 있는 축제가 많아질수록

대한민국의 IT 환경은 더 윤택하고 기름지게 되어

씨만 뿌리면 무럭무럭 자라는 좋은 토양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이 글을 본 독자들도

세션의 기술적인 의미를 살펴보고 이게 사기인지 아닌지

도입해도 되는건지 안되는 것인지 분석만하지말고

어떻게 전파 교육을 할까 심적 부담을 덜어내고

나름대로의 관전 포인트를 두고 즐겨보는 것은 어떨까

다음에는 머리에 쬐인 나사를 조금 풀어보고 참가해보자.

두 팔벌려 온 몸으로 바람을 맞다보면

예전엔 못느꼈던 여행지의 내음을 맡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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