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감에 대한 독후감으로 얻은 것

책을 읽고 난 느낌을 적는 것이 독후감이다. 책을 읽으면 어딘가 쓰고 싶은 욕구가 생긴다. 그래서 여기 저기 독후감을 썼다. 목적을 갖고 한 행위는 아니지만, 즉흥적인 쓰기를 했던 기록을 찾아보면서 읽고 쓰는 행위가 내게 가르쳐준 것이 무엇인지 돌아보려고 이 글을 쓴다.

네 가지 형태로 썼던 독후감

말로 하거나 책 여백에 쓴 것도 있지만, 기록을 쉽게 찾을 수 있는 것만 찾아 보면 대충 3곳에 집중적으로 썼다. 첫번째는 바로 이곳 popit 이다. 책 한권을 읽고 책에 대해 쓴 전형적인 독후감을 두 개를 썼다.

더 쓰고 싶은 욕구가 있었지만, popit 독자들의 호응1)이 별로라서 그만 둔 적이 몇 차례 있다. 이렇게 포기한 욕구를 채울 때는 페이스북 담벼락 메모가 답이었다. 페북 메모는 10분 이내의 아주 짧은 시간이 들여 쓰기 욕구를 분출할 수 있어 자주 활용했다.

페북에 메모 형태로 독후감 쓰기

페북에 메모 형태로 독후감 쓰기

세번째 방식은 페이스북의 그룹인 30-30 BookClub이란 곳에 완독 기록을 올리는 것이다.

출첵 비스무리하게 완독 기록을 올리는 페북 습관

출첵 비스무리하게 완독 기록을 올리는 페북 습관

그리고 한 가지 방식이 더 있었다.

책을 고르거나 읽는 행태를 분석한 글

바로 popit에 썼던 아래 두 개의 글이다.

이것은 전형적인 독후감은 아니지만 책을 읽는 나를 돌아보면서 책 사이의 관계나 내가 어떤 주제의 글을 읽고 있는지 분류해본 글이다.2)

무엇을 얻었는가?

사실 마지막 분석글을 제외하고는 그저 쓰고 싶은 욕구를 채우는 것이 가장 컸다. 거기에 좋아요 등의 호응이 달리는 것으로 관심사가 비슷한 사람사이에서 수다를 떨며 얻는 효과를 대충 다 누렸다. 그것으로써 사실 쓰는 보상(?)은 충분했다.

하지만, 굳이 따져보면 다른 몇 가지가 더 있긴 했다.

가장 두드러진 것은 수치화 혹은 계량화가 주는 이득이다. 30-30 Book Club에 2018년 초대받아 가입하고 모두 15권을 읽었다.

2018년 15권 읽은 기록

2018년 15권 읽은 기록

이렇게 추적하는 버릇은 짜투리 시간에 조금 더 책을 읽도록 자극했다. 과하게 숫자에 집착하는 순간이 있었다는 부작용도 있었지만, 올해가 다 끝나지 않았는데 그 덕에 벌써 39권을 읽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매우 유익한 글쓰기 습관이다. 그리고, 그 숫자는 필자가 과도하게 책을 사지 않는 가디언 역할도 해준다. 현재 인터넷 서점 장바구니에 넣어둔 책이 꽤 되는데, 40권 정도를 일년에 읽을 수 있다는 계산하에서 구매할 생각이다.

독서 토론 형식의 글쓰기

그리고 보니 한 가지 형태가 더 있었는데 깜빡했다. 작년부터 협업시스템 Dooray를 이용해 함께 읽고 함께 쓰는 행위를 해왔다.

오브젝트 책 함께 읽기 장면

오브젝트 책 함께 읽기 장면

이런 식의 독후감을 쓰는 일은 크게 두 가지 정도의 이점을 준다.

  • 당연한 이야기지만 다른 사람의 의견을 들을 수 있다. 함께 하는 책이 있으니 공통의 이해기반을 두면서 다른 견해를 듣는 일은 유익하다.
  • 상대의 글이 독서를 이어가는 자극이 된다. 마치 수영장을 혼자 다니지 않고 수업을 받을 때 얻는 효과랑 비슷하다.

주석

[1] 필자가 호응을 판단하는 기준은 좋아요 개수이다. 필자가 쓰는 다른 글에 비해 숫자가 적다고 판단했다.

[2] 독서 패턴에 대한 분석 글을 흥미로운 듯 보이지만 스스로에게 별다른 도움을 주지는 않았다. 단지 너무 많은 책에 펼쳐 두어 욕심을 부리는 상태에 대해 한 차례 스스로 멈추고 정리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는 소득이 있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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