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웨어 결재 기능으로 보이는 동료의 작명 검토를 하다가...

이 글은 갑자기 벌어진 일상의 장면에서 나 자신이 어떻게 행동하는지 스캔하듯 돌아본 글이다. 그 과정에서 내면을 관찰하고 긍정적인 방향으로 항해하려고 노력한 기록을 사후 해석해보는 시도이다.

CostApproval (비용-결재) 이라는 이름은 적절한가?

최초의 나의 질문은 동료가 지은 이름을 검토하는 일이었다. 처음에는 영어 표현이 옳은지 살피려 했는데, 습관적으로 위키피디아로 나아갔다. 그런 습관적 행보가 예상하지 못한 일을 만나게 한다.[1] 일단 해당 페이지가 없을 듯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료가 만든 조어 그대로 검색한다. 유사 맥락을 포괄하여 한번에 검색 결과를 펼쳐 보려고 습관적으로 행하는 행동 패턴이다.

찾는 내용에 해당하는 페이지가 없다고 알리는 위키피디아

찾는 내용에 해당하는 페이지가 없다고 알리는 위키피디아

상위 몇 개 결과는 찾고자 하는 내용과 동떨어져 보였다. 그럼 어떻게 할 것인가? 흔히 만나는 일상의 순간이다. 예상하지 못한 결과가 기다릴 때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

그룹웨어에서 이런 기능은 어떻게 분류할까?

내가 찾아낸 다음 질문이다. 동료가 작명한 내용의 맥락을 설명하는 말이 그룹웨어라 판단했다. 그래서, groupware를 키워드로 위키피디아 해보니, 도달한 페이지는 협업 소프트웨어Collaborative software다. 내용을 쓱 훑어 보니[2] 협업 소프트웨어 개념이 그룹웨어를 계승하도록 과거와 현재의 지식을 이어둔 (아마도) 서양인들의 문서화 역량과 협업 솜씨가 부러웠다. (일단 순식간에 마음속 찬양이 아쉬워 주변 다른 동료에게 구두로 찬양했다.) 내가 이들이 현재와 과거의 지식을 잇는 행동을 했다고 추정하는 문구는 아래 내용이다.

Collaborative software was originally designated as groupware and ...

곧이어 건질 만한 내용을 찾으려고 훑어본다. 감지된 내용이 있다. 일순간 일상에서 나와 우리 동료들이 쓰고 있는 도구와 연결지어 보고 싶은 충동이 생긴다. 쓸데 없는 일이니 자제한다. '비용-결제'를 하는 일이 어떤 분류에 속하는지를 찾는 것이 나의 목표임을 잊지 않으려고 노력하며, 비슷해 보이는 페이지 몇 곳을 탐색하지만, 찾지 못했다.

그 대신 발견한 내용은 내가 통념으로 알고 있는 바와 위키피디아 페이지의 지식에 상당한 차이가 있음을 일부 관찰한다.

협업 소프트웨어의 분류

협업 소프트웨어의 분류

점프가 필요한 순간

답을 못 찾았다. '이게 아닌가?' 스스로에게 묻는다. 이 시점에서 질문은 하나가 아니라 둘이다.

  • 다른 키워드로 찾아야 하나?
  • 내가 지금 쓸데 없는 일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원래 내가 검토를 해야겠다는 판단을 한 지점으로 돌아온다. 동료의 두레이 글을 다시 본다. 그리고 다시 한번 판단을 내린다. 일단, 계속할 가치가 있는 일인가? 필요한 일이라 판단하고 지식의 정글(?)에 조금 더 들어가보기로 한다. 처음에는 검색결과로 Cost가 등장했을 때 피하려고 했던 그 지점을 향해 다시 가 본다. 동료가 향한 영역을 그룹웨어 영역이 아니라 회계 영역이라고 탐색 지점을 바꿔본다. 여기서 회계 배경 지식을 조금 갖고 있는 터라 관리 회계Manaagement Accounting 페이지로 다름 탐색 방향을 찍는다. 그랬더니, 단박에 눈에 띄는 그림이 있다.

위키피디아에서 찾은 기업 재무 관리 개념도

위키피디아에서 찾은 기업 재무 관리 개념도

덧칠하여 내가 필요한 식으로 써먹기

그림을 다운 받아서 바탕에 깔고, 이 중에서 나는 어떤 관점으로 해당 내용을 소화할지 그 위에 대충 그려 본다. 예상치 못한 짧은 여정인데, 소득이 있었다는 느낌을 받는다.

기존 지식 체계에 내 생각을 메모하여 써먹기

기존 지식 체계에 내 생각을 메모하여 써먹기

검검과 피드백

비교적 짧은 시간동안 클릭하고 검색하고 생각한 내용을 관찰하여 쓴 기록이다. 애초 의도가 있어서 한 행동이 아니라 동료의 작업 검토를 하다가 생각이 펼쳐지는 것을 조심스럽게 따라갔다. 목표와 조금 동 떨어진 여정에 약간의 시간을 소비했다. 이러한 시간 쓰기는 낭비일까? 객관적으로 증명할 수는 없지만, 필자 스스로는 위의 짧은 항해를 통해 몇 가지를 배웠다.

  • 그룹웨어와 두레이, 슬랙 등의 협업 소프트웨어 사이의 연관관계와 변화하는 과정에 대한 객관적[3] 설명
  • 협업 소프트웨어를 보는 12가지 관점 혹은 쓰임새 분류 발견
  • 그룹웨어의 결재 기능이라고만 봤던 동료의 작업이 사실은 자체 구현이 필요한 최소한의 회계 기능일 수 있다는 착안. 지나치게 그룹웨어라는 테두리 안에서 문제를 가둬두던 내 생각의 경직성을 발견함. 그리고, 그룹웨어라는 틀을 바꾸면 마찬가지로 회계 시스템이라는 틀도 헐거워질 수 있으니 가치나 협업 주체 중심으로 분해와 재조립을 할 수 있음을 깨달음

더불어 일과에 주어지는 시간을 목적없이 과하게 소비해도 문제지만, 너무나 빡빡해서 새로운 생각이나 기법을 배울 시간을 주지 않아도 문제라 생각한다. 깨알같이 나에게 잉여시간 혹은 여유시간을 허락하고, 감정과 충동을 따라 엉뚱한 곳으로 흘러가게 관찰할 수 있다는 그렇게 즐기는 시간이 생각지 못한 소득을 가져다 줄 수도 있다.

주석

[1] 평소는 무시하거나 빠르게 어떤 결정을 내렸다면, 오늘은 별다른 이유없이 평소와 달리 탐색을 하듯 스스로 관찰하고, 결정하는 과정을 인지한 탓에 이 글을 쓴다.

[2] 애초에는 위키에 존재하는 이력(history) 기능을 찾아서 그룹웨어라는 페이지가 협업 소프트웨어로 흡수된 것을 볼 수 있나 하는 궁금증이 생겼지만, 페이지 내용으로 유추할 수 있는 부분에 굳이 사실 관계를 따지려는 시도는 과한 시도라고 판단했다.

[3] 아쉽게도 영어로 쓰인 서양인 위주의 시각이라 우리 맥락으로는 해석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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