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킨들 개발자가 된 백기선씨를 만남

2015년 9월 작성하고, 10월 1일 개인 블로그에 올렸던 글을 다시 여기로 옮깁니다. 오래된 글을 다시 살려내는 이유는 그가 1년 넘게 겪었던 사실에 대해 최근에 알게 되었기에 이에 대한 글을 올리기 전에 지난 줄거리를 올리는 것입니다.

2006년 어느날 필자는 교수님의 소개로 백기선씨를 만나게 됩니다. 당시 학부생이던 백기선씨가 이제는 후배 개발자의 롤 모델일 수도 있는 도전을 하게 되는 모습은 데뷰 행사를 마친 늦은 저녁 김영한님과 하게 되었습니다.

먼저 아마존 입사를 축하합니다. 개발자로써 꿈이 있는지? 

죽을 때까지 계속 개발을 하고 싶다. 중간에 PM 같은 관리자가 되거나 컨설턴트가 되어 코딩을 놓고 싶지는 않다. 그 꿈에 비춰볼 때 아마존으로 가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 아마존 입사는 꿈을 이루는데 즉, 더 오래 개발을 하는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한국에서는아직 백발이 성성할 때까지 개발할 수 있는 문화가 형성되어 있지 않다. 앞으로 더 오래 개발하기 위해서는 백발이 성성해서도 개발을 하는 문화가 있는 미국에 가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어떤 경로로 아마존에 입사하게 되었는가? 

처음부터 아마존에 들어가려고 했던 것은 아니다. 처음에는 아틀라시안에 가려고 했다. 우선 호주에는 존경하는 토비님이 있고, 스프링과 하이버네이트를 사용해 최고의 제품을 개발하는 그들과 함께 일하고 싶었다. 우여곡절 끝에 호주 이민이 좌절된 이후에 기회를 엿보고 있었는데, 스프링 컨퍼런트에 가서 알게된 중국인 개발자가 아마존 대규모 채용 정보를 주었다. 그에 맞춰 링크드인 이력서를 수정해두었고, 아마존에서 메일로 연락이 와서 한국에서 인터뷰를 했다.

외국에서 일하고 싶어하는 개발자들이 있다. 그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준비 과정을 소개해줄 수 있는가?

처음에 토비님에게 이민 이야기를 했다가 혼난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대부분의 개발자들이 말로만 이민 가고 싶다는 이야기를 하고 실제로는 아무런 준비도 안하는 탓이었다. 실제로 주변에도 외국에서 일하겠다면서 링크드인 프로파일 조차 손보지 않는 사람이 흔하다. 혼나고 나서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지 인터넷을 통해 조사를 했다. 인터넷을 보니 카페도 있고, 알선 업체도 있었다. 가장 먼저 영어 공부를 했는데, 영어 성적(IELTS) 요구가 높아 3개월 동안 학원을 다녔다. 외국에서 일하고 싶은 분이 있다면 이런 노력과 투자를 반드시 해야 한다. 그런데 한 가지 실수를 했다. 먼저 영어성적을 따고 나머지를 준비하려고 했는데, 결국 적정 체류비(호주 가려고 할 당시 기준으로는 2년간 약 2억)가 부담되어 포기했다. 영어성적과 함께 취업과 생활비를 함께 고려했어야 하는데, 이 부분이 미흡했다. 미국의 경우도 도시별로 물가가 천차만별이라 생활비와 적정 연봉 등을 미리 확인하고 준비하길 권한다.

자기 개발을 어떻게 해왔는지 노하우를 공개해달라

영회형을 처음 만났을 때만 해도 IT업계에서 직업을 구할 수 있을지 조차 불분명한 학부생이었다. 당시 자바 문법외에는 아무 것도 모르다시피 했지만, 스터디(Agile Java Network)를 하면서 정말 열심히 했다. 3개월 동안 연애를 안할 정도로 열심히 했고,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 수업은 학점을 포기하고 스터디에 매달렸다. 당시 토즈를 이용했는데, 대부분 직장인이어서 회비 할인을 받았다. 개발 경력이 없는데 참여하는 것도 배려라 생각했는데, 이런 특별 대우까지 받으면서 열심히 안하면 ‘나는 쓰레기다’라고 스스로를 몰아붙였다. 그 후 봄싹 스터디에 이르기까지 약 3년 정도를 계속해서 주 5일은 스터디의 발표를 준비하는 것이 습관이 되었다. 스터디가 자기 개발의 가장 중요한 수단이었다고 생각하면 되는가? 그렇다. 다만, 꼭 강조하고 싶은 것은 스터디에 참여한다고 해서 자기 개발이 되는 것은 아니란 점이다. 나는 거의 매주 발표를 했고, 일주일을 준비했다.

평소 어려운 결정을 할 때 기준이나 원칙 같은 것이 있는가?

나는 결정을 할 때 장기적으로 보려고 한다. 갓난 아기가 있는 상황에서 영어학원 다녔던 것도 당장에 가정에는 충실하지 못한 행동이었지만, 장기적으로 모두 호주로 이주를 하면 삶이 더 나아질 것이라고 생각했다. 대신 그렇게 결정을 하면 스스로 동기부여를 위해 다소 가학적으로 스스로를 몰아붙인다. 좋은 방법은 아니지만, 나에게 맞아 그렇게 한다. 일례로 둘째가 1월 28일에 태어났는데 영어학원을 2, 3, 4월에 다녔다. 이해해준 아내도 고맙지만 이렇게까지 해서도 원하는 점수를 얻지 못하면 (3층 높이 집에서) 뛰어 내릴 각오를 했다. 아내가 학원 수강을 반대하지 않았나? (옆에 있던 김영한씨가 물음) 와이프는 내가 진지하게 얘기하면 거절하는 법이 없고, 학원 수강도 지지해주었다. 물론, 많이 힘들어했지만..

앞으로 계획은? 

최소 2년은 일단 버틸 생각이다. 아마존과 계약서상  2년은 무조건 다녀야 한다. 그러면서 서서히 정착하는 것이 목표다. 그것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고, 아직 그 이후 계획은 없다. 다소 거만하게 들릴 수 있지만, 나는 이미 한국에서는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다고 생각한다. 게다가 현재 회사가 너무 편하고 익숙하다. 그렇지만, 더 오랫동안 개발을 하기 위해 나를 리셋한다는 생각으로 그곳에 간다. 마치 아무것도 모르던 시절 영회형과 처음 만나 개발자 커리어를 시작했던 것처럼 다시 그저 한 사람의 외국인 노동자가 되어 미국에서 시작하고 싶다. 입사 일자는? 입사 일자는 10월 1일이고, 첫 출근은 10월 5일에 한다.

실제 인터뷰 장면

실제로는 사진과 같이 두 사람을 함께 인터뷰 하는 자리였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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